어둠에 잠식된 죄인
네소제국의 파나스는엘프들이 심연을 피해 세계를 옮기는 것에 회의적이었으며, 오히려 심연을 이겨내고 다시 원래 자신들이 살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파나스가 주목한 것은 예전 세계 중에서흑원소로 가득했던 '검은별 세계'였고, 그는 엘프가 체화한 흑원소를 사용하여 심연을 막는 방법을 고안한다.
파나스는'얼레'라는 마법 아이템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물레처럼 엘프의 신체 일부를 풀어낸 직접 흑원소가 얽히게 만들어 심연에도 버틸 수 있도록 안정화 시키는 장치였다. 그리고 그는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첫 실험 대상자로 삼는다.
성공적으로 동작한 얼레의 힘으로 파나스의 몸에 흑원소가 입혀지고 흑원소는별이 빛나는 밤하늘처럼 아름다운청회색 물질로 변하여 보호막이 되었다.
파나스는심연을 버티게 된 자신의 몸을 아티산 황제 앞에서 보이며 다른 엘프의 참여를 촉구했지만 황제는 파나스를 위험한 자로 간주하고 오히려론도의 탑 감옥에 감금시킨다.
탑에 갇힌 파나스는심연을 받아들인 엘프라는 오해와 비난을 받으며 절망에 빠지고, 얼레로 풀어진 신체 뿐만 아니라 정신 또한 흑원소의 힘에 의해 분리되며 서서히 두 개의 존재로 나뉘게 된다. 황제의 판단이 정확했던 것이다.
파나스는분노와 원망, 그리고 실험이 실패했다는 자책 속에서 점차 무너져 내렸고, 파나스는자신이 이전과는 너무나도 달라졌다는 사실을깨달았다.
흑원소가씻겨나간듯,자신의오른쪽 반신은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왔으나 왼쪽 반신은 청회색 흑원소는 어느새두툼한 갑주처럼 뭉쳐 기이하게 변해버렸다. 그리고 실험에 실패 죄책감에 시달리는 자신과 황제에 대한 복수를 불태우는 자신이 끊임없이 싸우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파나스는 이 끝없는 싸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론도의탑 감옥을 무너뜨리며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지만, 파나스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지금 그가 원하는 것은 자신을 둘싼 속박을 끊어내는 것 뿐이니까.
별이 빛나는 밤하늘처럼 아름다운 청회색으로 빛나는
'흑원소'의 힘은 스탠더를 잠식해 들었고,
파나스의 '얼레'에서 나오는 빛의 힘은 파나스를 보호하고
끊임없는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무너진 탑
엘프가 리네아대륙으로 넘어오면서, 원래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건물들도 함께 넘어와 리네아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중 론도가문이 관리하던 론도의 탑은 가장 높은 고대엘프 건물 중 하나였다. 엘프들이 리네아의 얽힘을 체화한 뒤 이 탑은 네소엘프의 뜻에 반하는 엘프들을 감금하는 감옥으로 쓰이게 되었다. 강한 고대엘프의 힘은 엘프들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나스도 파도세계의 얽힘 체화를 거부하고 흑원소의 힘을 다르게 사용하면서 이 탑의 지하에 갇히게 되었다. 이 안에서 파나스는 원래의 인격과 흑원소로 인해 분리된 인격이 충돌해 고통받게 되었고, 고대엘프의 얽힘이 더해지며 보통의 엘프를 뛰어넘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자신의 힘이 탑의 힘을 넘어서게 되자 파나스는 거대한 탑을 무너뜨리고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파나스가 등장한 뒤 이 지역 주변은 스탠더들 외에 어떠한 엘프와 인간도 섣부르게 출입할 수 없는 지역으로 현재까지 남아있게 되었다.